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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천주가 천주산 천주사에서 천주봉에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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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가 천주사를 들렀다

천주산 천주봉을 오르다 길을 잃었다

내려갈려해도 막막하고 어찌할 바를 모를 때 옆을 보니 또다른 길이 있구나
올라갈 일이 막막할 때는 오직 정상을 오르겠다는 생각으로 그저 묵묵히 천천히 오르면 정상은 머지않았다는 것

검은 나비 한마리 나폴나폴 날라 다닌다
아버지 화장할 때 화로에서 꺼낼 때도 검은 나비가 날아 왔다
올라갈 길이 막막해서 주저앉으려할 때도, 길을 잃고 헤맬 때도, 낭떠러지 앞에 앉아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에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나에게 힘을주고 길잡이가 되어주는 나비는 아버지 같았다

올라갈려니 온통 바위산이다
올려다 봐도 정상이 보이지않고 오직 바위만 보일 뿐, 밧줄 잡고 올라간다고 해도 내려올 일이 까마득했다
올라가기에도 내려가기에도 애매하다
일단은 밧줄 잡고 몇걸음 올랐다
의외로 그냥 오를 때보다 훨씬 쉬웠다
밧줄이 안보여 길을 모를 때 위를 쳐다봐도 정상은 보이지않고 나무만 보인다


삼성전자 주식 오천주만 주세요 라고 생각하고 중얼 거렸다

바위 위 줄이 끝나는 부분에서 낙엽이 많아 길을 잃었다
욕심부리니 바로 벌을 주시는구나
내려오던 방향에서 우측 하방으로 한동안 내려왔다 절벽이다 바위산을 나무를 잡고 내려왔는데 오른 쪽도 절벽이고 앞쪽도 절벽 왼쪽은 방금 내려왔지만 오르는게 힘들어 보였다 절벽에 걸터 앉았다 퍼질러 앉았다 미끄러지면 끝이라 생각이들어 조심스레 앉았다
누구없습니까? 도와주세요 하고 몇번 소리쳐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않는다 올라올때부터 지금까지 사람은 보이지않는구나
이제 어떡하지? 배터리도 다 되었는데
전화기는 켜지려나
전화기는 켜진다 밧데리 교환하란 메세지가 잘보이지도 않는다
겨우겨우 통화버튼을 찾아 번호를 누르니 용케 전화는 된다
밧대리가 다 되었다는데도 대원이 전화하겠단다 산속에 전화가 터질려나 생각했더니 지금 있는 곳이 잘터지니 다른 곳 가지말랜다
얼마간 지났을까 전화가 온다
대략이야기 하니 119로 전화해서 출동요청하란다 길은 하나 뿐이니잘좀 찾아보란다
전화기가 스르르 꺼진다
그 순간 검은 나비가 폴폴 날아 절벽 아래로 날아간다
순간 아버지다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아버지가 나를 이끄시는구나하고 생각했다
왼쪽 등성이가 길인것 같은데 왼쪽도 오른쪽도 갈수는 없었다
위쪽을 보니 빽빽한 나무들만 있었다
그쪽이 그래도 좀 나아보인다 엉금엉금 기어올랐다 오른쪽으로 겨우겨우 기어오르니 오른쪽 등성이가 길이 맞는것 같았다 힘을내어 등성이 쪽으로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 지나간 길이 어렴풋 보인다 이제 된 것 같았다 저 밑에 천주사가 보인다 그런데 이젠 무릎이 아프다 걷기가 힘들다 잠깐 쉬니 견딜만하다 천천히 내려왔다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돌탑위에 조용히 돌을 하나 얹었다

오를수록 험하고 바위산이라 길도 제대로 나지 않았다



정상에 올라 야! 하고 길게 소리쳤다 아무도 없어서 한번더 소리쳤다 힘들어서 그런지 정상은 어질어질했다 난간을 잘 만들어 두었다 생각했다
야!하고 다시 소리질러도 여전히 공허했다
사진을 찍으려 뱃터리를 두드려도 아무 소용없었다 셀카도 못찍었다
천주산 836미터 표지석 앞에 앉아 땀을 식히는 것 외엔 달리할게 없었다 벌이 몇마리 윙하고 날라다닌다

물하나 없이 달랑 맨몸으로 신발도 구두라


불편하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오르니 바위산 정상도 오를 수 있었다
오르는 길에도 사람하나 만나지 못했다 오르는 사람도 내려오는 사람도 없었다
외로운 산행이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했다

천주사에 들러 물한모금 마시고 부처님 전에 열심히 정성껏 절을하는 사십중반쯤 되어보이는 통통한 아주머니를 유심히 살폈다 제법 믿음이 진실한 것 같아보였다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소리에 취해 한동안 멍하니 얼어 있었다 눈물이 나려한다 무슨 의미인지 애써 알고 싶지도 않았다 홀로 절을하면서도 아무런 생각이 나지않았다 대응전 뒤쪽으로 나서니 울컷 뜨거운 눈물이 났다

무엇엔가 이끌리듯 올라간 절에서 절을하고 또한 아무런 준비없이 홀로 험한
바위산을 기어오르고 역심내다 길을 잃어 헤매고 나비가 길을 인도해주고 길이 막히면 뒤나 옆을보면 없던 길도 다시 보이고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으며 언제나 나를 지켜주는 분은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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