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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금,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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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네 박터지듯이
심봉사 눈뜨듯이
내 삶도 툭터지기를
바라옵고 또 바랍니다

부러진 제비다리도
공양미 삼백석조차 없었으니
터질 박도 눈을 뜰 여지도 없지만
흥부네 박터지듯이
심봉사 눈뜨듯이
내 삶도 툭터지기를
바라옵고 또 바랍니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거저 바라기만 할 뿐이라
놀부네 심보고,
뺑덕어멈 심보라지만
흥부네 박터지듯이
심봉사 눈뜨듯이
내 삶도 툭터지기를
바라옵고 또 바랍니다

방구석에 앉아
앉은뱅이 용쓰듯이 애써보지만
감나무에서 감떨어지듯
툭하고 떨어져야 할텐데

뿌린 씨도 없고
기대할 그 무엇도 없지만
가뭄에 천수답 바라보듯
멍하니 바라만 보고
탄식만 하고 있으니

꿈은 깨면 꿈일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나간 꿈을 되새김질하며
엮어 볼려하지만
곧 아무것도 아니란 것을 알게된다

인연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인연따라 받아들여야 하고
집착만은 놓아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은 하지않고
할 수 없는 일만 하려고 애쓴다

이따금씩
이유없이
소리없이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만 흐른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무릎 꿇고
머리조아려
신음처럼 나즈막히 불러본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뜻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바라는 바를 부처님은 도와주시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구한다
내가 바라는 것이 부처님의 뜻과는 맞지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라고 또 바란다
끊임없이 바란다
미련이고 집착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가 할 수 없는 일은 하지않고 할 수 있는 일에 온 힘을 바친다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을 바라기에
늘 허무하다
늘 허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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