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꽃잎, 자연, 감사

어제 밤에 내린 봄비에 꽃잎이 떨어졌다

유난히도 추운 지난 겨울을 뚫고, 그토록 단단한 아스팔트 위에서 핀 꽃이 작은 봄바람에도 허무하게 떨어졌다

같은 비바람을 맞고서도 씩씩하게 버티는 잎들은 견디고 버틴다


봄비가 아니더라도 꽃은 피는 순간 이미 지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살만큼 살다가 때가 되면 떨어지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 예정된 시간이 바라던 시간하고 달라졌을지언정 애꿎은 봄비나 봄바람을 탓할 것은 아니다

피는 것도 지는 것도 모두 내 삶이기에 남을 탓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
내 삶에 관여해 준 것에 감사해야 한다

꽃잎이 지지않았다면 열매 맺지 못하는 것을

열매맺게 하기위한 자연의 흐름인 것을

잊지않고 그 위대한 자연의 흐름에 동참하게 해준 것을 감사해야 한다

절후切後에 갱생更生이라
이제 다시 바람을 타고 창공을 훨훨 날던지, 봄비와 어울려 또 다른 나무의 영양분이 되던지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

슬퍼하지 말고 감사히 다음 생을 맞이 해야지
받아들여야지!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 새로운 생이 시작되고 있다